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국립재활원(원장 강윤규)은 최근 ‘2023년 장애인 건강보건 통합성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선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사업 활성화 유공 25점,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사업 우수사례 공모전 35점, 대국민 이용수기 공모전 27점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재활뉴스’는 2023년 장애인보건의료센터 이용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인 ‘보건복지부장관상’ 2편을 연이어 게재한다.

저는 중증 시각 1급 장애인인 오OO입니다. 23살에 뇌종양 말기환자로 10년 동안 누워있다 33살에 뇌수술 3번 만에 살아났습니다. 너무 오래 누워 있어 모든 관절이나 장기가 거의 소실되어 회복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 무척 고생하시다 돌아가시고, 그 충격으로 급성 당뇨와 허리디스크, 협착증, 무기력함, 우울증 등이 한꺼번에 왔습니다. 그리고 시각을 잃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주치의 서비스를 받기 전 4년 동안 물리치료, 침, 뜸, 약, 많은 것들로 세월을 보냈으나 한곳이 좋아지면 다른 곳이 나빠지고, 이렇게 계속 반복적인 삶이 이어지다 보니 살아가는 의미가 없어져 너무 슬프고 어두웠습니다. 그리고 당뇨가 갑자기 오더니 합병증까지 생겨 밤낮없이 다리와 허리가 아프고 쑤셔서 견딜 수가 없었고, 거의 누워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외출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체중이 늘고 합병증이 심해졌습니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날들이었습니다. 한숨과 눈물만 나왔습니다. 이렇게 통증과 어두움과 절망에 갇혀서 사는 제 자신이 너무 싫고 부끄러웠습니다. 밖에 나가는 것도 두려웠습니다. 사는 것이 너무 허무하고 하루종일 통증과 씨름해야 하는 제 삶이 너무 싫었습니다.

어느 날 시각장애인 복지관 선생님이 가정방문 주치의가 있으니 한번 만나보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만사가 귀찮았습니다. 사실 병원에 가도 만성질환이라며 처방전과 물리치료, 뜸이 전부였고 별로 할 것이 없다고 하시니 병원도 제게는 그리 큰 위로와 도움이 안 됐습니다. 저는 듣는 둥 마는 둥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딩동 하며 누군가 벨을 눌러 열어보니 웬 낯선 사람 두 분이 서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OO의원의 OOO원장입니다. 이분은 간호사님이시고 저희는 가정방문 주치의입니다.”

웃으시면서 말씀하시는데 순간 저는 크게 당황했습니다. 저희 집에는 활동 도우미 선생님과 복지사 선생님 외에는 오시는 분이 없었고, 의사 선생님이 직접 오시는 일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제게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잠깐 뵙고 가겠습니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으로 오셨다면서 그간의 제 사정과 건강상태 통증 등을 봐주셨습니다. 저는 정말 놀랐습니다. 제 인생의 3막이 가정방문 주치의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다음 주에 선생님께서 찾아오셔서 비타민 주사부터 놔주시고, 당뇨식과 운동법도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움직여야 몸이 반응한다며 서두르지 말고 살살 움직여서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후에 활동보조 선생님 도움을 받아 매일 병원에 가서 허리와 다리, 교정과 물리치료, 허리‧무릎에 주사를 맞고 운동도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하루가 밝아지고 환해졌습니다. 누워만 있던 제가, 통증에 묶여 갇혀 있던 제가 어느새 밖으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살이 조금씩 빠지면서 몸이 좋아졌고, 관절과 허리의 통증이 가라앉으면서 희망의 싹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화장실에서 넘어졌습니다. 보이지 않으니 헛발을 짚어, 걷지도 못해 주치의 선생님께 전화드렸더니 선생님께서는 간호사님과 함께 한걸음에 달려오셨습니다. 그리고는 3주 동안 치료해주시고 무릎에 맞는 주사와 처방을 해주셔서 한 발짝도 못 딛던 제가 지금은 계단도 오르고 외출도 하게 되었습니다.

“장애인 건강주치의란 낯선 방문이” 제 인생을, 제 삶을 바꾸어주셨습니다. 비틀비틀, 더듬더듬 제 모습이지만 통증에 어둠에 갇혀 누워있기보다는 통증이 없어지니 걸음이 걸어지고 나가고 싶었습니다. 저는 너무 오랜 시간 갇혀 지냈습니다. 그렇지만 건강주치의 사업으로 제 삶이 변하고 제 희망과 목적이 생겼습니다. 만나는 장애인마다 제가 이렇게 달라졌음을 알려서,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삶에 희망을 갖게 해주고 싶습니다. 전 건강주치의 가정방문 주치의를 알리는 전도사가 되어, 지금 주변에 8-9명 정도의 장애인이 가정방문 주치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을 시작해주신 국립재활원 장애인건강사업과와 모든 관계자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감사합니다. 제 삶에 변화를 주심에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도 장애인들에게 갑니다. 낯선 방문자를 소개하려고요. 그들을 만나 장애인 건강주치의가 우리 삶을 달라지게 해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국립재활원 파이팅! OO의원 OOO원장님 파이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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